오늘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어요.
창문을 닫아도 틈 사이로 슥슥 스며드는 바람 소리에
마치 자연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어요.
문득 모든 소리를 끄고, 그 바람 소리만 집중해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 꺼진 방 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눈을 감고 앉아봤죠.
처음엔 머릿속 생각이 어지럽게 흘러다녔지만
바람 소리가 귓가를 타고 일정하게 들려오자
어느 순간 마음도 조용해졌어요.
눈을 감고 바람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를 다시 듣게 되는 시간 같아요.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느새 내 안의 혼잡함을 정리해주더라고요.
딱 5분이면 충분해요.
그 5분이 오늘 하루를 다르게 만들어 줄지도 몰라요.